문화예술

이스터 섬의 모아이상… 문명 붕괴 없었다?

모아이상으로 유명한 남태평양의 고립된 섬, 이스터 섬(현지명: 라파 누이)이 인구 과잉과 자원 고갈로 문명이 붕괴했다는 기존의 이론을 반박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월 11일, 영국의 과학 저널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고대 이스터 섬 주민들의 유전체(게놈) 분석 결과 극적인 인구 감소를 보여주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자원 고갈로 인한 문명 붕괴?

이스터 섬은 가장 가까운 폴리네시아 유인도에서 동쪽으로 약 2천 km 떨어진 고립된 섬이다. 고대에 폴리네시아인들이 정착한 것으로 추정되며, 약 1,000개의 거대한 모아이상이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한때 1만 5천 명 이상의 인구가 있었으며, 모아이상을 짓는 데 필요한 막대한 자원 사용과 경쟁이 자원 부족과 분쟁을 초래하여 17세기에 문명이 붕괴했다는 설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이론은 자원 남용에 대한 교훈적 이야기로 자주 언급되었다.

그러나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의 비크토르 모레노 마야르 교수와 연구팀은 1670년부터 1950년 사이 이스터 섬에 살았던 15명의 주민 유골을 분석하여 인구 붕괴를 시사하는 유전적 다양성 감소를 찾으려 했지만, 그러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유럽인들이 이 섬에 도착하기 전인 18세기까지 인구가 안정적으로 증가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들은 환경 파괴에도 불구하고 수천 명 규모의 문명을 유지하면서 모아이상을 만드는 능력을 지녔다며 기존의 문명 붕괴설을 부정했다.

콜럼버스보다 먼저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을까?

연구팀은 이스터 섬 고대 주민의 유전체에서 남미 원주민의 유전적 흔적을 발견했으며, 이들 간의 혼혈이 1250년에서 1430년 사이에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혼혈이 1722년 유럽인들이 섬을 방문한 이후 시작된 식민지 활동의 결과로 여겨졌으나, 이번 연구는 폴리네시아인들이 콜럼버스가 북미에 도착한 1492년보다 훨씬 이전에 약 3,700 km 떨어진 남미 대륙과 해양을 넘어 교류했을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지=글로벌뉴스

ⓒ글로벌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

Global News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